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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국내

헌트 HUNT

기성공간 2022. 8. 16. 10:32

 

2022.8.11

롯데시네마 용산점 관람

쿠키영상 X

 

 

3.5/5.0

헌트 HUNT, 2022

 

<외계+인 1부>, <한산: 용의 출현>, <비상선언>, 그리고 마지막 <헌트> 텐트폴 빅4 라인업 중 마지막 주자 <헌트>가 개봉을 했다. 이정재의 첫 감독 데뷔작이다. 이정재와 정우성의 라이벌 구도만을 주목해서 봤지, 이정재가 감독인지 전혀 모르고 봤다. 그런데 와 이정재, 일 냈다. 

 

 

*스포 주의*

헌트는 1980년대 제5공화국 전두환 정권시절을 배경을 바탕으로 영화적 픽션을 가미한 작품이다. 안기부 요원 해외팀 차장 '박평호' 와 국내팀 차장 '김정도' 는 조직에 숨어든 스파이 '동님'의 존재를 알게 되고 이를 색출하는 작전을 시작한다. 서로가 서로를 동림으로 지목하며 끝 없는 의심의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데 초반부터 영화는 이 아슬아슬한 줄타기에 박차를 가한다. 박평호와 김정도 각각의 약점이 있고 둘의 엄청난 심리전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엄청난 긴장감을 가지고 몰입하게 된다.

 

 

헌트는 80년대 한국에서 일어났던 굵직한 역사적 사건과 연관이 있다. 그래서 사전 역사적배경을 알고 본다면 더 재밌는 관람을 할수도. 이러한 시대적배경의 탄탄한 스토리와 박평호와 김정도의 물고 뜯는 신경전의 긴장감은 영화가 진행이 되어 중반부를 넘어갈 때도 누가 '동님'인지 전혀 알아차릴 수 없게 만든다. 정말 누가 먼저 빤스를 벗기나 한번 보자의 심정이다.

 

 

이정재는 이 무거운 주제를 과감없이 선택했고, 4년동안 온갇 열정을 쏟아 부어 성공한 결과물을 우리에게 보여 준다. 여느 한국영화와 달리 억지 웃음포인트를 넣기 보다는 이 무거운 분위기를 진득하게 그리고 끝까지 끌고 간다. 이 무거움속에서 한번씩 터지는 액션씬들은 희열을 준다. 또 이정재는 이정재였을까, 배우들 보는 맛도 상당하다. 이 배우가 여기서 나온다고? 싶을 정도로 다양한 배우들이 나오고 잠시 나왔다 사라지고 그런다. 그래도 잠시나마 나온 반가운 얼굴들이 영화의 재미를 더 높여 주었다. 전혜진, 허성태의 연기도 짚고 넘어가고 싶은데 둘은 이정재, 정우성의 조력자 역할을 확실히 해준다. 덕분에 '동님'의 존재를 더욱 알아차리기 힘들었다. 

 

 

영화 초중반에는 둘의 팽팽한 대립관계 이루어졌다면 결국에는 하나의 메세지로 서로 모이게 된다. 둘이 앙숙같은 모습만 보여주다가 마지막에 함께 있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조금 울린달까. 각자의 사상은 다르지만 독재에 타도하려는 자, 통일을 이루려는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 자 결국은 한 편이 되었고, 나는 두 입장 모두가 너무 이해 되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을까, 나라를 위한 마음으로 견뎌내기에는 그 고통들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한번 더 생각해 보게 되었다.

 

80년대의 비극적 시대상과 첩보물을 잘 녹여낸 이정재의 첫 입봉작.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