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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해외

영화, 괴물 MONSTER 2023

기성공간 2024. 1. 19. 10:16

 

괴물

MONSTER, 2023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워낙 주변친구들의 극찬이 많아서 참 궁금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작품이니까 당연히 좋겠거니 하고 아무런 정보 없이 무작정 바로 되는 시간대의 영화표를 예매하여 관람하고 왔다. 영화를 다 보고 나오니 이 영화는 아무런 정보 없이 보는 것이 좋다는 글을 확인했다. 영화를 다 보고 나니 그 말이 백번이고 이해가 갔다. 괴물을 볼 계획이라면 아무런 정보도 찾아보지 말고 오로지 나의 의견에만 집중에서 영화를 관람해 보자.

 

 

영화는 3부로 나뉘어 진행이 된다. 이는 우리가 얼마나 사람의 의견에 쉽게 휘둘리고 단편적으로 보고 있나를 보여주는데 정말 효과적이었다. 

 

1. 

 

싱글맘 '사오리'는 어느 날 아들 '미나토'에게 이상한 기운을 감지하고 학교를 찾아간다. 하지만 학교 선생님들의 대처와 학교 분위기는 이상한 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싱글맘이라는 표식어 속에서 안도 사쿠라의 흡입력 있는 연기는 나를 무조건 사오리의 편을 들게 만들었다. 학교 존재 자체가 너무 미웠고 이 사건의 중심에 있던 '호리' 선생이 너무 미웠다.

 

2.

 

영화의 시선이 바뀌면서 '호리'선생의 시점으로 영화가 진행된다. 1장에서는 변태선생, 나쁜 선생이었던 '호리'는 누구보다 아이들에게 상냥하고 열심히 일했지만 억울하게 누명을 쓰게 된 선생이었다. 이 장에서는 호리선생이 너무 안타까워 미나토와 요리가 미워 보이기 시작했다.

 

3. 

 

마지막은 다시 아이들의 시선이다. 왕따와 이상한 관계로 겉으로 보이는 것과 다르게 속에서는 두 아이의 아름다운 우정이 피어나고 있었다. 서로 각자만의 사정에 결핍이 있는 부분이 있었고, 이러한 점을 서로 이해할 수 있기에 더 감정을 나눌 수 있었던 것 아닐까. 

 

 

나는 점점 다른 시점으로 영화를 보여줄수록 사건의 전말을 더욱 알게 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그냥 각 장마다의 시점에 휘둘리며 누구의 잘못인지 누가 괴물인지를 찾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감정이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부끄러워졌고, 마지막 미나토와 요리가 태풍이 오고 산사태로 위험한 그 상황 속에서도 서로의 구원자가 되어 극복하려 하는 모습에는 정말 먹먹해졌다. 뒤늦게서야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 고 비바람 속을 뚫고 애타게 아이들의 이름을 내뱉는 사오리와 호리의 모습이 마치 나의 모습 같았다. 

 

나는 아이들의 마지막 장면은 한 치의 의심도 없이 죽음이라 생각하고 지금도 생각의 변화는 없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비바람이 몰아치는 진흙탕을 헤치고 나와 밝은 세상에서 서로 함께 하는 모습을 보니 그곳에서는 행복을 꼭 찾았으면 좋겠다. 이 먹먹한 감정은 류이치 사카모토의 OST와 함께 사라지지 않는 여운이 되었다. 지금도 OST를 들으면서 글을 쓰고 있는데 아이들의 모습이 아른거린다. 

 

 

 

4.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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